생활, 이슈 정보/ADHD

세계 어딜가나 고통받는 성인 ADHD (관련 논문 소개)

골방이야기꾼 2023. 2. 17. 18:00
반응형

세계 어딜가나 고통받는 ADHD (관련 논문 소개)

1. 논문 소개

Comparison of the burden of illness for adults with ADHD across seven countries: a qualitative study

성인 ADHD 관련해서 2012년의 재미있는 연구를 갖고 왔다. 번역하면 7개국 성인 ADHD 환자의 질병 부담 비교인데, 이 연구의 목적은 서로 다른 국가에서 서로 다른 관리를 받으며 살아가는 ADHD인을 비교하며 결과적으로는 ADHD인이 가지고 있는 인생 고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에 있다.

그리고 혹시 '재미있는' 부분에서 약간 불편해할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필자는 국가공인 ADHD이기 때문에 재미있어해도 되는 사람이다. 마치 흑인이 서로를 N word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 보면 된다.

2. 방법

어떻게 했는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미국. 이렇게 7개국에서 각각 2개의 포커스 그룹을 구성한다. (포커스 그룹의 크기는 보통 6~10명이다.) 이 그룹에 속한 이들은 ADHD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며, 이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 경험, 일상 생활, 사회적, 심리적 및 신체적 기능과 관련된 부분에 관한 설명을 듣는 (지켜보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여기에 5개의 일대일 전화 인터뷰까지 합해서, 총 108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참고로 포커스 그룹을 이루고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지켜보는 연구를 포커스 그룹 연구라 하며, 참가자의 주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내적 타당성은 떨어질 수 있으나 해석 연구에는 적합하다.

3. 결과 (Result)

1) 호구조사

참가자의 특징

조사 결과, 참가자의 남녀 성비는 균등하며,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조금 더 많고(46.3%), 코카시안, 즉 백인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인원이 42.6%로 다수이며, 전문학교, 중졸, 고졸이 40.7%로 가장 많았고 대학 졸업자가 36.1%로 그 뒤를 따랐다. 소득 2만 달러~6만 달러 사이가 45.4%로 제일 많았다.

참가자의 특징 2

또한 55%가 ADHD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ADHD를 진단받는 시기는 평균 28세, 약을 먹기 시작한 시기는 평균 29세였다. 32%는 어려서 ADHD를 진단받았으며, 42%는 ADHD 외에 다른 정신 건강 진단도 받았다. 이렇듯 뭔...가 애매하게 공통점이 없지만, 재미있는 부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2) 공통된 증상

  • 프랑스 분
    - 제 문제는 누군가가 5분, 혹은 10분 이상 떠들 때, 저는 점점 정신이 희미해져요. 그래서 결국엔 자동적으로 '응, 응'만 반복하게 되죠.
  • 네덜란드 분
    - 원래 중급 직업 교육은 2년 만에 끝나는 건데, 저는 4년이나 공부했어요. 제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죠.
  • 미국 분
    - 저는 상당히 많은 프로젝트가 있어요. 전 창의적이고, 예술적이긴 하지만 이걸 결코 끝내지 못해요. 약이 없으면 그 어떤 것도 끝내지 못하죠. 지금도 15개의 프로젝트가 절 기다리고 있어요. 

참가자들은 증상, 어릴 적 경험, 인간관계, 평생 이어지는 ADHD의 영향, 중독성 및 위험 행동, 업무 및 생산성, 재정, 관계 및 심리적 건강 등에서 모두가 유사한 답변을 제시했다. 즉, 국가, 사회 문화적 환경과 관계없이 성인 ADHD는 개개인에게 공통된 영향을 미치며, 성인 ADHD 진단 범위 역시 이러한 환경에 제약을 받지 않음을 의미한다.

참가자 모두는 건망증, 혼란, 부주의함 등으로 인해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과잉 행동, 충동적인 대화로 인해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오해가 빚어졌다. 특히 그들은 위험한 행동을 즐기며, 중독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자기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생각 역시 7개국 ADHD인의 공통분모였다.

  • 캐나다 분
    - 제 딜레마는 제가 '다른 정상적인 사람들'과 비교해서 자존감이 없다는 거죠. 더 오래 집중할 수 있었다면 커리어적으로 훨씬 성공했을 거에요. 하지만 집중력이 하도 부족하니 쓸데없이 직업을 바꾸고 그러겠죠.
  • 독일 분
    - 제가 조금 더 일찍 ADHD를 진단받았더라면 다른 길을 걸었을 거에요. 학교에서 일찍이 글을 쓰지 못했거든요. 저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고 목공소에서도 일했어요. 힘든 일이라곤 다 했죠.
  • 영국 분
    - 제 젊음과 청년 시기의 대부분을 술과 마약으로 보냈어요. 많이 접하진 않았지만 웬만한 건 다 했죠.
  • 이탈리아 분
    - 우리 (ADHD) 같은 사람들은 위험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요.

반면 ADHD에 관한 입장은 서로 달랐다. 누군가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이를 당장에라도 떼어내야 할 혹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관해서 참가자의 의견을 몇 개 소개한다.

  • 프랑스 분
    - [...] ADHD가 가져다주는 고통 때문에 이걸 없애고 싶어요. [...] 저는 초조하고, 뭔가 하고 싶은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ADHD 진단을 받았을 때 사용 설명서, 로드맵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나에게 문제가 무엇인지 더 많이 알게 되었죠. 더욱 고요한 느낌이 들고, 이제 나는 내 문제가 어디에서 오는지 알아요.
  • 이탈리아 분
    - ADHD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ADHD인은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정말 힘들거든요. ADHD인은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선 단순히 동기 부여가 아니라 수퍼 울트라 동기 부여가 필요해요.
  • 미국 분
    - [...] 하지만 저는 상자 밖에서 볼 수 있는 창의적인 요소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걸요? 저는 이걸 즐기거든요. 다른 것들에 대한 내 관점을 즐기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점, 바로 이런 창의적인 면을 즐겨요.

 

3. 마치며

필자는 간혹 본인이 정말 ADHD가 맞는지, 어쩌면 TV나 유튜브 등지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ADHD 신드롬에 휘말려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위 논문을 보고 나니, 그냥 ADHD라는 걸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를 막론하고 ADHD인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걸 받아들이는 순간 프랑스 분 말처럼 내 인생에 새로운 로드맵이 생기는 거니까.

참고로 오역, 의역이 많다. 애초에 필자는 영어 이전에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때문에 원문이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mparison of the burden of illness for adults with ADHD across seven countries: a qualitative stud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and the understanding of the burden of illness experienced by adults with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 living in different countries and treated through different health care systems.Fourteen focus ...

www.ncbi.nlm.nih.gov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