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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디즈니 2D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 - 디즈니 르네상스의 저평가된 명작 (스포일러 X)

골방이야기꾼 2023. 3. 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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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디즈니 2D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 - 디즈니 르네상스의 저평가된 명작 (스포일러 X)

목차
1. 애니메이션 소개
2. 내용
3. 평가

1. 애니메이션 소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라클레스가 세계를 구하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이다. 무려 인어공주알라딘을 연출했으며, 저주받은 걸작 보물성과 더불어 겨울왕국에 뒤를 잇는 명작 모아나를 연출한 '존 머스커 & 론 클레멘츠' 분들께서 감독을 맡으셨다.

그리스 신화 원전과는 줄거리가 완전 딴판인지라 정작 그리스 본토에서는 찬밥 취급이었고, 작화 스타일이나 이야기 전개 방식 역시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추후 재평가가 이루어지며 현재는 저평가된 수작이라 일컬어진다.

2. 내용

다섯 뮤즈 (출처: 디즈니 공식 유튜브)

나레이션이 잠시 설명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다섯 뮤즈가 등장해서 이를 막아선다. 말로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 건 너무 재미가 없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러면서 노래가 시작되고, 엄숙했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다섯 뮤즈가 부르는 노래는 가스펠. 기독교 음악 중에서도 흑인 음악에 속하며, Fusion Jazz나 Funk를 연상케 하는 흥겨운 선율과 리듬이 특징이다.

이 다섯 뮤즈가 노래부르길, 본래 이 세상은 티탄이라고 하는 나쁜 색휘들이 활개치고 있었으나 제우스가 이들을 전부 감옥에 가둠으로써 평화가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제우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하데스 (출처: 디즈니 위키)

그러나 지옥의 신 하데스는 이에 불만을 품고, 모든 행성이 일직선상에 정렬하는 날짜에 티탄을 풀어주고 자신이 신들의 왕에 군림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였다. 운명의 세 여신이 '제우스를 이기고 세계를 지배할 수는 있으나,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이를 막아선다면 하데스, 당신이 패배한다.' 라며 불길한 예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하데스는 헤라클레스를 죽이려고 하지만 실패. 그 과정에서 헤라클레스는 인간으로 격하되나 신의 힘은 그대로 유지한 채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신반인) 그러나 어떤 일을 계기로 그를 거두어준 인간 양부모로부터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길로 제우스 신전을 찾아가 자신의 진짜 아버지인 제우스와 대화를 나눈다.

 

제우스는 진정한 영웅이 된다면 올림푸스로 돌아올 수 있다(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다음, 어릴 적 헤라클레스에게 선물로 주었던 페가수스와 더불어 영웅 전담 코치, 필록테테스를 찾아가라는 조언을 준다. 이제 헤라클레스에게 남은 것은 스승에게 가르침을 전수받아 진정한 영웅이 되는 것뿐.

그러던 와중, 그의 앞에 '메가라'라는 이름의 한 여인이 나타나는데...

3. 평가

1) 긍정적 평가

출처: 디즈니 공식 유튜브

영상미가 장난이 아니다. 디즈니 르네상스 시기 작품이라 그런지 멋진 장면이 정말 많다. 특히 위 영상 말미에 헤라클레스가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참 감동이었다. 영상에서는 중간에 짤리지만... (나머지는 결제해서 보라는 디즈니의 뜻)

움직임 역시 섬세하고, 박력있다. 이 시기 디즈니는 사람이 연기하는 장면을 촬영한 다음, 이를 reference 삼아 그리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 섬세함에 있어서는 지금도 따라가기 쉽지 않다. 물론 reference 자체는 3D 애니메이션이 주류가 된 현재에도 필수요소이긴 하지만, 디즈니의 reference는 아예 배우를 섭외하고 세트를 장만했다는 점에서 훨씬 섬세한 묘사를 가능케 했던 것이다.

아무튼, 과거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일본 2D 아니메를 보고 Limited animation. 즉 조금밖에 움직이지 않는 반쪽짜리 애니메이션이라 폄하했다던데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거 같다. 그래도 그런 말은 하면 안 되지만!

Zero to Hero (출처: 디즈니 공식 유튜브)

노래 역시 흥겹다. 필자는 모태신앙이긴 하지만 나이롱 신앙이기도 하여, 하느님 안 본지 꽤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가끔 가스펠은 듣는다. 왜냐? 내용을 떠나서 노래가 정말 좋다. 가스펠 뿐만 아니라 흑인 음악이 전반적으로 귀에 꼽히는 식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자로써는 '헤라클레스' 덕분에 귀가 꽤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다. 특출난 건 없지만 전형적인 흥행 공식을 따르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굳이 가스펠이라는 음악 장르를 가져온 것도 그렇고, 헤라클레스의 상징성도 그렇고 여러모로 그리스 신화보다는 신약 성경과 많이 닮았다. 서구 사회 최고의 베스트셀러에서 줄거리를 따왔는데 어떻게 재미가 없을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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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디즈니 2D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 디즈니 르네상스의 마무리 (스포일러 X) 목차 1. 애니메이션 소개 2. 내용 3. 평가 1. 애니메이션 소개 영국인 존 스미스와 아메리카 원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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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번에 소개한 포카혼타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영화 속에 담긴 주제의식이다. 하데스는 다혈질에 세계정복을 꿈꾸는 단순한 악역이지만 여주인공 메가라와 만나면 저항하기 어려운 옴므 파탈로 변신한다. 메가라 역시 단순한 히로인이 아닌, 팜므 파탈적 면모와 더불어 꽤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주인공 헤라클레스는 '무엇이 영웅을 만드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과거 마블 영화에서 주구장창 다뤘던 주제, '무엇이 영웅을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이 20여 년 전, 이 애니메이션에도 제시되고 있다.

2) 부정적 평가

하데스와 메가라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것과는 반대로, 제우스와 헤라클레스 등 소위 말하는 정의의 편에 속하는 인물의 캐릭터성이 그다지 특출나지 않다. 필자 입장에서는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인물상을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쁘다기보단 아무래도 악역에 비해 밋밋한 감이 있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한다. 마지막 엔딩도 약간 허무하고...

게다가 그리스 신화를 완전히 성경으로 바꿔놨으니, 그리스 사람 입장에선 기분이 좋진 않을 것 같다. ㅋㅋㅋㅋ

3) 총평

저평가된 수작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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