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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넷플릭스 원피스 드라마 (분명히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골방이야기꾼 2023. 9. 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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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넷플릭스 원피스 드라마 (분명히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목차
1. 드라마 소개
2. 감상평
3. 결론

1. 드라마 소개

원피스 포스터

8월 3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만화 '원피스'의 실사판인데, 총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론파크까지의 이야기, 즉 만화로 치면 이스트블루 편을 다룬다.

솔직히 필자는 이 실사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카우보이 비밥의 실패 때문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만화 카우보이 비밥은 남자 냄새 풀풀 풍기는 느와르였는데, 이걸 가지고 넷플릭스는 웬 쓰레기 2차 창작 영상을 만들어놨다. 재미있게 본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필자는 카우보이 비밥 드라마를 정말 나쁘게 봤다.

그래서 넷플릭스 원피스에 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드라마 공개 전부터 '아론이 완전 어좁이더라' 혹은 '캐스팅이 별로더라'라는 식의 김빠지는 소리가 나오길래, 사실은 안 보려고 했다.

그런데 궁금하더라.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이 넷플릭스 놈들이 원피스를 얼마나 망쳐놨을까? 그래서 시청했더니...

2. 감상평

이거,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 너무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가? 약간은 유치하고, 등장인물 머리 색깔은 쓸데없이 화려하지만, 그래도 시청하는 맛이 있다. 필자는 재미가 없으면 집중을 잘 못하는 편인데, 이 넷플릭스 원피스 드라마만큼은 그 자리에 앉아서 정주행했다. 참고로 개인 의견이니 맹신은 금물...!

1) 캐스팅

주인공 5인방

필자가 들은 바로는 넷플릭스 원피스의 캐스팅이 이상하다고 하던데, 막상 까보니 그게 아니다. 일단 루피, 조로, 상디, 나미, 우솝 5인방은 꽤 만족스럽다. 카우보이 비밥의 경우, 캐스팅이 본래 배역에 비해 나잇대가 좀 있는 편인데, 여긴 그렇지 않다. 다들 젊다. 꼭 젊어야 좋은 건 아니지만, 애초에 캐릭터가 젊으니 젊은 사람이 맡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 당연한 걸 카우보이 비밥이 못했다)

그 외에도 코비, 제프, 가프, 미호크 등등 조연도 꽤 어울린다. 다만, 아론과 쿠이나는 약간 신경이 쓰였다. 아론의 경우, 본래 떡대가 참 큰데 실사판에서는 완전 어좁이로 나왔다. 그리고 쿠이나는... 코가 참 커서 기억에 남는다.

참고로 필자가 영미권 국가에 태어난 게 아니기도 하고 본인부터가 연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기력으론 드릴 말이 없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발연기는 없었던 것 같다.

2) 비주얼

넷플릭스 '원피스' 中

돈을 꽤 많이 썼구나, 하는 티가 난다. CG도 괜찮고, 배경 및 소품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물론 극장판에 비하면 약간 부족할 수는 있겠으나, 드라마라는 걸 감안하면 비주얼이 꽤 만족스럽다. 그리고 비주얼이 약간 가볍다는 의견이 있던데, 필자 생각에는 드라마 분위기가 원체 가볍다보니까 그리 이상해보이지 않았다.

액션도 괜찮다. 소위 붕쯔붕쯔 라고 비유를 하는, 액션이 둥둥 떠다니기만 하고 타격감이 없는 그런 액션이 아니라 합이 잘 맞고 타격감도 좋다. 가끔 엑스트라 분들이 실수를 하는 게 보이기는 하는데, 그 정도는 애교로 받아들여도 될 만한 수준이다.

다만 두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첫 번째가 카메라, 두 번째가 실사화의 한계다.

일단 카메라가 너무 사람 코를 크게 강조한다. 촬영감독 분이 광각을 선호하시는 거 같다. 그래서 등장인물이 실제에 비해서 약간 왜곡이 되는 부분이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가까이서 쳐다보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실사화의 한계란 무엇이냐. 이 부분은 원작이 만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의미한다. 애니메이션에선 주인공이 쭉 늘어나거나 날아가는 게 어색하지 않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실사화하게 되면 기괴해진다. 분명 실제 사람이 연기하고 있는데, 움직이는 것이 실제 사람과 다르게 움직이면 뇌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뭐, 이 두 부분을 빼면 필자는 괜찮았다.

3) 스토리

넷플릭스 카우보이 비밥에서 제일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이 서사다. 원작을 아예 바꿔놨다면, 적어도 이야기 자체만 놓고 봤을때 몰입이 되어야 한다. 이야기 자체에 몰입이 되려면 이야기의 큰 줄기가 탄탄해야 하고, 등장인물의 행동에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카우보이 비밥은 드라마 자체의 만듦새가 조악하여 이야기의 큰 줄기를 제대로 잡지 못했을 뿐더러, 등장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으니, 보는 사람이 몰입을 못 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그저 자기네들끼리 떠드는 것으로밖에 보여지질 않는 것이다. 

핫핫하... 이게 실사화란다?

반면 넷플릭스 원피스의 경우 원작에 충실하다. 원작에 충실하다보니 이야기의 큰 줄기를 제대로 잡고 간다. 각색을 하더라도 큰 줄거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바꿨다.

등장인물의 행동에도 개연성이 있다. 루피는 원래 그런 놈이라 일을 벌리고, 조로는 최고의 검객이 되기 위해서 미호크와 맞섰고, 나미는 주변 인물을 지키기 위해서 악한 행동을 한다. 깊게 따져보면 몰라도, 일단 납득이 간다는 소리다.

그래서 필자는 드라마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3. 결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필자는 만족스럽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다. 넷플릭스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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