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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레드슈즈' - 예쁘게 포장된 쓰레기 (스포 없음)

골방이야기꾼 2024. 1. 3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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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 진지한 리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레드슈즈' - 예쁘게 포장된 쓰레기 (스포 없음)

목차
1. 애니메이션 소개
2. 감상평
3. 총평

1. 애니메이션 소개

레드슈즈 포스터

2019년 7월 25일에 개봉한 국산 3D 애니메이션이다.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이며, 화이트 왕국의 공주가 빨간 구두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시청한 직후에는 화가 많이 났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난 적이 거의 없는데, 레드슈즈가 기어이 필자를 건드렸다. 반사회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다거나, 대놓고 관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다만 만듦새가 너무 엉성하다는 게 문제일 뿐.

하여간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리뷰를 쓸 수도 없었다. 리뷰를 쓰려고 하니 욕부터 튀어나왔다. 그래서 참았다. 진정될 때까지. 다행히 지금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상태다. 따라서 차분하고 젊잖은 마음으로 리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2. 감상평

1) 내용

레드슈즈 ost 커버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 작품의 주제의식인데, 막상 작품 곳곳에 외모에 대한 선입견이 가득하다. 주제의식 자체가 뻔하고 진부하다는 것은 제외하고 그 주제의식을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이 세련되지 못한 것이다.

레드슈즈의 제작진은, 비유하자면 형편없는 이야기꾼이다. 어떤 부분에서 관객이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두고도 누군가는 재미있게 풀어내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횡설수설하지 않던가? 레드슈즈의 제작진은 100% 후자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아마 이분들과 술자리에 함께 가면 집에 가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것이다.

레드슈즈의 줄거리는 산만하고 개연성은 부족하며,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유치하고 찌질하며, 전형적이다. 설정 및 세계관에서는 도저히 창의성을 찾아볼 수 없다. 코흘리개 꼬마들이라면 몰라도, 필자에게는 씨알도 안 먹힌다. 만약 코흘리개 꼬마들을 노리고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면, 이건 대한민국 아이들에 대한 모욕이다.

후술하겠지만 비주얼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아무리 비주얼이 좋으면 뭐하나? 음식이 아무리 예뻐도 맛이 없으면 나가리인 것처럼, 애니메이션 역시 예쁘게 만들어놓고 이야기나 연출이 형편없으면 관객은 외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레드슈즈가 망한 것이다. 이따위로 만들어놓고 한국 애니메이션은 인기가 없어서 망했다느니 식의 같잖은 핑계를 대는 건 본인의 수준이 아마추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2) 비주얼

레드슈즈

비주얼은 디즈니 버금갈 정도로 예쁘다. 모델링이나 렌더링에 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고, 애니메이션은 정말 훌륭하다.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어서 좋은 참고가 된다.

그런데 그뿐이다. 애초에 재미가 없으니, 아무리 잘 꾸며본들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형편없는 내용을 어느 정도 감출 수 있는 환상적인 비주얼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고객 입장에서는 디즈니, 드림웍스 등 쟁쟁한 애니메이션 회사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그들과 비교하면 풍성함이라던가 세세한 측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3. 총평

애니메이션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레드슈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배울 점이 많다. 그러나 다시 시청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필자의 뇌를 한번 더 더럽히고 싶지는 않아서다.

그러나 필자는 믿는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레드슈즈를 발판삼아 더 나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그때까지 존버하는 수밖에...

참고로 최대한 젊잖게 설명을 드렸는데, 그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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