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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성인 ADHD

골방이야기꾼 2023. 11. 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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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성인 ADHD

목차
1. 잠을 자기 전에
2. 나의 진짜 문제
3. 발상의 전환

1. 잠을 자기 전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편이다. 침대에 누울 때면 으레 나쁜 생각, 해서는 안 될 생각이 들어서 눈을 감기가 어렵다. 약은 꾸준히 먹고 있다. 그런데 도통 나아지지 않는다.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왜소하고, 가엾다.

 

후회와 실패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떳떳하고 자신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 ADHD라는 녀석은 날 내버려두는 법이 없다. 내게 본능에 충실하라 속삭이고, 한없이 나태해지라고 부추긴다. 약이 없던 시절에는 매번 그 꾀임에 넘어가 인생을 낭비했다. 그나마 약이라도 챙겨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2. 나의 진짜 문제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본다. 과연 이 모든 게 성인 ADHD 때문인가? 어쩌면 성인 ADHD는 작은 결함에 불과하고, 진짜 문제는 설계 자체가 아닌가? 애초에 설계가 잘못되었으니, 나라는 존재 역시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 부적합하도록 제조된 게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왜 누구는 성인 ADHD를 가지고 있어도 잘 살아가는가? 왜 나만 이리도 초라한 삶을 영위해야만 하는가?

 

억울하다. 원통하다. 이대로 살기 싫다. 정말,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나. 부질없는 삶을 굳이 연명해야만 하나.

3. 발상의 전환

그렇다. 살아야 한다. 살아나가야 한다. 사실, 산다는 행위 속에는 어떠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어떤 사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삶에 집착하고, 욕망을 품는다. 그래서 삶은 고통이 된다.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려놔야 할 필요가 있다. 대신에 내가 다룰 수 있는 부분에 오롯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아픔은 어찌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은 즐길 수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내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왕 사는 거,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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