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 약을 먹었을 때 쌀쌀한 2월. 취업 공부를 하기 위해 독서실에 앉은 다음, 처음으로 ADHD 약을 먹었다. 당시 먹었던 약은 메디키넷 20mg. 아직도 그 때가 생생히 기억난다. 처음에는 약이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 생각했다. 막상 공부를 해보니, 이전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슬슬 약효가 돌자, 머릿속에서 들던 잡생각이 서서히 옅어졌다. 부정적인 생각, 과거의 일, 혹은 망상. 약을 먹기 전에는 이러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방영되었다. 마치 끄고 싶어도 끌 수 없는 TV처럼. 그러나 약을 먹고 나면, TV를 완전히 끌 수는 없더라도 볼륨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건 괄목할 만한 변화였다. 그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