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류 멸망 202X년. 인류는 멸망했다. 식량 위기, 빈부 격차, 전쟁, 지구 온난화 등등... 그 잘난 인간은 이 중에서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물론, 인간이라는 '종'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생태계 최강자의 위치에서 내려왔을 뿐. 인류 문명이 남긴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누군가는 오늘도 황무지 속을 떠돌고 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2. KFC로 가는 길 인류 멸망으로부터 20여 년 뒤. 터벅, 터벅. 한 남자가 인적 하나 없는 골목에서 서성거린다. 그는 온종일 굶주렸다. 이대로 있다간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근처에 먹을 것이 없다. 이대로 죽는 건가... 라고 생각하던 찰나, 이상한 간판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저게 뭐지? 옛 인류의 언어인가? 남자는 불빛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