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 한번 딱 감고 처음에는 채점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점수를 확인해봤자 바뀌는 건 없을 테니. 게다가 두려웠다. '실패'를 넌지시 통보받는 것과 내가 직접 확인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 그렇게 전전긍긍하던 와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나중에라도 시험 결과를 알게 되겠지만 지금 알아놓으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기서의 의사결정이란 단연 본인의 진로와 관련된 문제이다. 그러한 생각에서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우선 물류관련법규부터 채점하기 시작했다. 다른 과목은 문제삼지 않았다. 어차피 '물류관련법규' 말고는 수월하게 쳤으니까. 다시 말해, '물류관련법규'에서 과락을 맞으면 다른 과목에서 아무리 잘 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소리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간절약 차원에서 타 과목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