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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블랙라벨 폴인치즈 버거 미식가 리뷰 (맛, 느낌 등등)

골방이야기꾼 2022. 8. 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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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블랙라벨 폴인치즈 버거 리뷰

1. 정신승리

집에서 하도 앉아있다보니, 살이 뒤룩뒤룩 찌고 말았다. 그러나 이대로 살다가는 동탁처럼 인간 양초가 될 것만 같아 오늘 부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결심하였고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다이어터의 단골 식단인 닭가슴살을 사들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날 유혹하는 대두 할아버지

대학생 시절. 하교길에서 항상 날 맞이하던 인자한 할아버지(커넬 샌더스)가 내게 손짓했다.

'학생, 이거 좀 먹고 가.'

필자는 고민했다. '지금 집에서 닭가슴살을 조리하여 먹는 것.' 'KFC에서 곧바로 점심식사를 마치는 것.' 과연 무엇이 합리적일까?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KFC에서 햄버거를 먹는 것이 시간가치 및 효용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 이래뵈도 한때는 경영학이라는 것을 배웠던 몸이니...

또한 닭가슴살이나 치킨 패티나 넓게 보면 결국 생전엔 닭이었기 때문에 그 본질은 같은 것이다.

아무튼, 이렇듯 지극히 합리적이고 철학적인 근거로 인해 결국 KFC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던 것이다.

2. 외관

오랜만에 찾아온 외식 기회. 필자는 사치를 부려보기로 했다. 필자가 주문한 햄버거는 바로......

바로 이 녀석. '블랙라벨 폴인치즈 버거' 되시겠다.

사실 제목에 떡하니 써 있지만 요사이 현대인들은 디지털 난독증이 있기에 굳이 한번 더 언급을 해준다. 참고로 가격은 단품 7,500원. 모바일 쿠폰을 쓰면 20% 할인이 가능하다 (6,500원)

맥도날드라면 떡을 칠 가격이라 결제 시 약간의 후회가 밀려오긴 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박스에 싸여있다. 왜 굳이 포장지 대신 박스에 담겨있는 걸까? 소비자의 궁금증을 자아내려는 속셈인가? 마치 랜덤박스처럼?

필자는 미스테리를 좋아한다. 듣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기에.

그러한 면에서 위 식사는 필자의 지적 호기심을 여지없이 충족시켜준다.

녀석의 속내

박스를 열고, 녀석의 속살을 찬찬히 관찰했다. 양상추, 토마토, 치즈, 베이컨, 치킨패티. 흠. 특별한 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타 버거와 비슷하게 보일 뿐.

랜덤 박스처럼 보이는 상자는 그저 기만이었나? 평범하디 평범한 본 모습을 감추려고? 아니,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아직 '맛'이 남아있다.

무릇 김치가 잘 익으려면 화려한 항아리보다 투박한 옹기에 담아야 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리하여 필자는 천천히 버거를 한 입, 야무지게 뜯어먹기 시작한다......

3. 맛

뭔가 잘못되었다. 잘못되어도 한참이나 잘못되었다. 분명 겉모습은 평범한 버거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버거가 입 안에서 씹히는 순간......

치킨 패티와 베이컨. 두 놈의 협공이 시작된다. 녀석들의 몸 속에서 육즙이 분출되어 필자의 입 속을 거침없이 유린한다.

아, 아니. 이 자식!

숨 돌릴 틈도 없이 뒤이어 치즈 특유의 고소한 맛이 엄습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풍미. 필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시적 공황상태'에 빠지고 만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어서 이 곳을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 뿐. 그러나 빵의 쫄깃한 질감이 내 혓바닥을 단숨에 묶어버린다. 

이쯤되자 비로소 필자는 깨달았다. 녀석은 '미믹'이다. 투박한 상자 속에 숨어 인간의 몸뚱이를 노리는 '몬스터(Monster)'였다.

요망한 것. 필자는 이 일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4. 마치며 (총평)

  1. 가격:
    => 비싸다. 세트메뉴 시키기엔 애매하다
  2. 맛: ★☆
    => 치즈와 육즙이 어우러진 음탕한 맛
  3. 총평: 계속 시켜먹기에는 가격대가 좀 높지만, 가끔 고급진 맛에 끌릴 때 먹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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