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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와 나의 인생 (음악 소개)

골방이야기꾼 2022. 8. 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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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genie.co.kr/magazine/subMain?mgz_seq=10683

1. 뜬금없는 만남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을 알게 된 계기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시기는 2011년.
당시 인터넷에는 '병맛''게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빌리 헤링턴, 반 다크홈 등 게이를 다루는 유머가 넘쳐흘렀고
얼토당토 않은 만화가 원초적인 재미를 제공하던 시절.

그러던 와중에 친구가 한 편의 '병맛 만화'를 소개해주었다.
작가는 그 이름도 불결한 '엉덩국'

(...)

이런 근육질의 우락부락한 게이가 나오는 만화다.
그런데 위 사람이 게이가 된 계기가 슬프다.

사랑하던 여자를 잃고 더 이상 여자를 사랑할 수 없게 된 남자.
그리고 그녀를 잊지 못해 뭇 남성의 엉덩이를 두드리게 된 남자......

이런 말도 안 되는 만화에서 잔잔히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으니.
하필 그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의 명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공교롭게도 이 노래는 퀴어 영화의 OST다.)

단순한 '병맛 게이만화'치고는 너무나 아름다운 선곡이었다.

처음 이 노래를 듣고, 필자는 충격을 받았다.
그 전에는 이런 종류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노도와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려드는 기분.
아마 사춘기 시기라 더욱 그렇게 느껴질법도 했다.

이렇듯 뜬금없고 이상한 계기로 인해
필자는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의 노래를 즐겨듣게 되었다.

2. 노래 선곡

다음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의 노래다.

Ryuichi Sakamoto - Blu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가 인상적인 Blu.
인간이 아닌 존재가 축제를 벌이는 것 같은, 신비하면서도 웅장한 곡이다.

Ryuichi sakamoto - Flower is not flower

고백에 실패한 다음, 집에서 홀로 들었던 노래. Flower is not flower.
그녀가 내 인생의 꽃이라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그게 아니었다.

Ryuichi Sakamoto - Amore

스페인어로 사랑을 뜻하는 Amore.
사랑한단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그 사람이 생각나는 노래.

Ryuichi Sakamoto - Railway man

Railway man.
군대에서 휴가를 떠날 때, 덜커덩거리는 열차에 몸을 맡긴 채 들었던 노래.

Ryuichi Sakamoto - Shining Boy & Little Randy

영화 OST로 사용된 노래. Shining Boy & Little Randy.
영화가 꽤 슬프다던데, 필자는 가끔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듣는다.

3. 현재

최근 본인의 음악을 베낀 어느 뮤지션의 일로 잠시 이슈가 되셨다.

필자는 선생님이 이런 일로 건강이 더욱 악화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이미 대장암 4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분인데, 그만 괴롭혀야 하지 않겠나.

욕심이지만, 조금만이라도 더 오래 사셔서 좋은 음악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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