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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걸러야 하는 남자, 여자?!' 컨텐츠를 걸러야 하는 이유

골방이야기꾼 2022. 9. 1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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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최근 유튜브나 커뮤니티, SNS 등지에서는 다음과 같은 컨텐츠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믿고 걸러야 하는 남자 특 (헉)

'~인 사람은 무조건 거른다'
'무조건 걸러야 하는 인간 유형'

여러분도 그렇고 필자도 그렇고 모두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나쁜 놈을 미리 거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런데 필자는 약간 다르게 생각한다. '누군가를 거르는 법' 자체가 인간관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지금은 필자 차례인 것 같으니까, 여러분의 의견은 나중에 댓글로 들었으면 좋겠다. 우선은 왜 필자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2.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데일 카네기

여러분, 이 아저씨를 아는가?

이 분은 자기계발 분야의 전설과도 같은 '데일 카네기' 아저씨다. 필자의 할머니가 막 감수분열을 시작할 무렵, 자기계발서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인간관계론'을 집필하셨다.

'인간관계론'에서, 카네기는 이렇게 서술한다.

논리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들 대부분은 크든 작든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사실'조차도 어쩌면 한쪽으로 치우쳐진 '의견'일 수 있다. 이건 단순히 가방끈의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미국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극단적 사상을 가지고 계신 분도 알고, 고졸 출신이지만 누구보다 사람에 대한 판단을 조심스러워하는 분도 알고 있다.

즉, 아무리 감정을 배제하려고 해도 여러분은 사람이기 때문에 100% 로봇처럼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필자도 게시물을 쓸 때마다 항상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아까 안 써서 지금 쓴다 ㅎ)

휴먼... 따라하려 들지 마십시오...

그래서 비난과 비판보다 칭찬과 격려가 인간관계에서 더 큰 힘이 된다. 이미 여러분은 '나그네의 옷을 누가 먼저 벗기는가'를 두고 해와 바람이 내기를 걸었던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 거르는 콘텐츠'는 어떠한가? 과연 이러한 컨텐츠가 논리적인가? 심리학자나 의사 분이 말씀하는 경우라면 어느 정도 타당한 근거가 있겠지만, 필자가 맨 처음에 올린 이 컨텐츠는 어떠한가? 

믿고 걸러야할 남자들
믿고 걸러야 할 여자들

인터넷 게시물에 학술적 레퍼런스는 기대하지 않는다. 적어도 자신의 경험담이라도 써놨다면 그걸 갖고 얘기라도 해볼텐데 최소한의 근거도 없다.

즉, 글 자체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글쓴이가 권위있는 심리학자거나 수많은 역경을 겪은 나머지 인간군상에 통달한 사람이라 하여도 마찬가지. 카네기 옹의 말씀대로 100% 논리적인 사람은 없다. 즉, 제 아무리 위인이라 해도 그의 주장이 타당한지 생각할 필요는 있는 것이다.

(필자 생각이지만, 대학생 커뮤니티에 게시되어 있는 글을 과연 저명한 분이 쓰셨을까 싶긴 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중 (1675)

그런데 지금은 바야흐로 '인터넷 세상' 이다.

디지털 기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피로도', SNS의 태생적인 한계점인  '닫힌 사회 문제', '인터넷 사용 목적' (단순한 유희거리 찾기) 등등...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사람들은 디지털 컨텐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항을 갖게 된다.

쉽게 말해서, '믿고 걸러야 하는 사람 리스트'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보기 전에 '아, 그렇구나'하고 머릿속에 그대로 집어넣을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필자 생각에는, 사람은 직접 만나서 대화를 주고 받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온라인에서 한 사람을 알게 되어 실제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졌는데 이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은 전부 쓰레기'라는 글을 읽고 편견에 사로잡힌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이야기가 정말 잘 통하더라. 취미도 비슷하고 세계관도 잘 잡혀있어서, 아직까지도 좋은 친구로 남아서 연락도 주고받고 있다. (참고로 '남자'다. 고백했는데 차여서 '좋은 친구'가 된 게 아니다...!)

즉, 본인 인생의 '정답'은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한다. 웬 이름도 모르는 어중이떠중이가 쓰는 글에 함부로 현혹되면 인생의 '정답'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여러분.

이 인터넷 세상에서 여러분은 빼갈 것만 빼가면 된다. 전부 머릿속에 담을 필요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3. 믿고 거르는 법이 특히 위험한 유형

만약에 필자처럼 인간관계를 등한시하는 경우라면, 이 컨텐츠는 더욱 위험하다. 외톨이가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데에 좋은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믿고 거르는 법'부터 배운다고? 여러분은 사랑하기 전에 이별을 생각하나? 이건 순서가 완전히 잘못된 게 아닐까.

가까이 오지 마! 주겨벌랑!

사람 만나는 게 어렵거나 두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람을 사귀는 법'이다. '혼자서는 위대한 예술 작품을 만들 수는 있더라도, 그 이외의 성취는 어렵다고 본다.'
(출처: Zero to One)

따라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도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다.) 꼭 자기 자신을 외로운 섬 속에 가둘 필요는 없다.

에휴, 김대리 개X끼...

물론, 나쁜 사람을 만날까 싶어 두렵기도 하겠지. 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무서운 것도 있겠지. 필자도 크게 데이니까 사람 만나기가 무섭더라.

그런데 문제를 한번 피하면 필자처럼 계속 피하게 된다. 각을 잡고 문제에 직면하는 순간, 그 순간만큼은 아프고 힘들어도 끝나고 나면 후련하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직면하라는 이야기가 무조건 싸우라는 말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능동적으로 풀어서 대처하라는 소리다. 물론 정 싸워야 한다면 싸울 필요도 있겠지만.

(어느 유튜버 분이 '싸움을 걸지는 않되 싸움을 피하지는 말아야 한다.'라는 말을 남기셨는데, 아무리 찾아도 누구신지 모르겠다...) 

아무튼 인간관계를 어려워하는 여러분이라면 특히나 '믿고 거르는 법' 보다는 '사람 사귀는 법' 을 배우면서 어제의 나보다 더욱 성장하셨으면 좋겠다.

필자도 노력하고 있으니, 함께 달려보자고.


4. 마치며 (정리)

<'믿고 거르는 법'을 왜 걸러야 하는가?>

  1. 신빙성 부재 (+ 발화자의 자격 의심)
  2. 매체 특성상 무비판적 수용 우려
  3. 인간관계 고립 우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여러분 시간이 귀하니까 짧게 하려고 한다.

'믿고 거르는 법' 말고도, 인터넷에 떠도는 컨텐츠는 꽤 자극적이다.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고, 그저 여러분의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시키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다.

오우 맛있는 치킨

물론 필자도 술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 좋아한다. 근데 하루종일 그런 것만 먹진 않는다. 가끔은 밍밍한 국에 밥 말아 먹기도 한다.

왜냐? 맛있는 것만 너무 먹으면 몸이 망가지니까. 비만이야 말할 것도 없고, 위장 계열이 파탄날 수도 있다.

비단 음식 뿐만 아니라 문화도 그렇다. 원초적인 문화만 너무 접하면 정신이 망가진다. 하도 오랫동안 인터넷에 머물다보니 어느샌가 수준 낮은 인간이 되어있더라.

마! 어딜 까불어!

악플도 심심찮게 달아봤다. 그렇게 순간의 감정에 미친 짐승으로 살아왔다. 그러다가 지금은 인터넷과 거리를 두며 살고 있다. 인터넷을 끊으니 책도 보고 이것저것 좋은 일을 하게 되더라. 블로그도 이렇게 시작한 거다.

그러니까 본인이 너무 자극적인 컨텐츠를 봤다, 싶으면 바로 반응하지 말고 잠깐 눈을 감아보라. 여러분은 나쁜 감정에 지배되지 말고 사랑받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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