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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를 끊으면 좋은 점 5가지

골방이야기꾼 2022. 8. 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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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사말

안녕, 골방이야기꾼이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이하 커뮤니티)는 여러분 삶에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런데 커뮤니티를 끊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방면에서 인생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늘은 필자가 커뮤니티를 2주 정도 끊으면서 느낀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2. 장점

1) 내 시간이 많아진다.

트위터, 뽐뿌, 루리웹
아카라이브, 디시인사이드, 여성시대

커뮤니티를 끊으면 시간을 벌 수 있다.

커뮤니티에는 즐길 거리가 많고 다양한데, 소설과 같이 음미해야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게시되긴 하나 보통은 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컨텐츠가 대다수다. 

그래서 심심할 때 딱이다.
공부 끝나고 커뮤니티 좀 보고, 화장실 갈 때 커뮤니티 좀 보고 하다보면 시간이 잘 간다.

물론 쉬는 게 잘못되었단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의 영혼에게는 언제나 쉴 곳이 필요한 법이니까.

그러나 필자의 경험 상, 커뮤니티를 끊고 나니 확실히 자기 시간이 더 많아졌다.

쉬는 시간 역시 자기 시간의 일부가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뭐랄까, 조금 더 생산적인 일을 찾아서 하게 된다. 가령 필자의 경우 커뮤니티를 끊고 나서 운동과 식단관리를 시작했다.

커뮤니티를 하면 빠르게 소비될 수 있는 시간에 '무엇을 할까?' 하고 궁리를 하다보니 운동이 생각났고, 뒤이어 블로그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원래 커뮤니티는 잠깐 즐기고 마는 곳에 불과한데, 필자 역시 처음에는 그런 가벼운 목적으로 커뮤니티에 발을 디뎠다가, 나중에는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찾게 되었다.

이 경우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도망만 치다보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필자 내면의 불안함은 커져만 갔다. 만약 여러분도 필자처럼 인생의 큰 문제를 외면하려고 커뮤니티를 한다면, 잠깐 스마트폰을 내려놓자. 어느 순간 자기 시간이 생기면서 뭐라도 하게 된다.

2) 잡다한 정보로부터 자유롭다.

앞서 말했지만, 커뮤니티에는 즐길 거리가 많다.
여기에는 단순한 유머글도 포함되지만, 시사, 종교, 정치, 사회, 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글도 포함된다.

필자는 지식도 쌓을 수 있고, 동시에 재미도 있는 그런 컨텐츠를 좋아해서, 커뮤니티에 쌓여있는 장문의 글들을 읽느라 밤을 샌 적도 많다. 문제는 이게 여러분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오히려 쓸데없는 것만 머릿속에 채워넣으면 향후 의사결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당장 내겐 '운전을 잘 하는 법'이 필요한데, 커뮤니티에는 '운전의 역사', '운전의 문제점' 등 운전과 관련되어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재미를 위해 소비되는 글이 대다수다. 물론 우리네 인생에 유익한 글도 올라오긴 한다. 사회 초년생이 차 고르는 법이라던지, 집을 살 때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사는지 등등...

그런데 필자의 경우, 이런 글을 봐도 스크랩하거나 숙지하지 않았고, 따라서 그 정보가 머릿속이나 다른 곳에 오래 남지 않았다.

출처: 리그오브레전드 위키

보통 커뮤니티 사람들은 와드라는 걸 찍는다. 댓글에다 표시를 해놓고, 나중에 생각날 때 보는 거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식으로 '와드'를 해놨음에도 다시 그 게시글을 찾거나 하진 않았다.

왜일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애초에 필자가 커뮤니티에 방문하는 주 목적은 '양질의 정보'가 아니라 그저 단순히 웃고 즐기고 싶어서였다. 그러니 '와드'만 걸어놓고 다시 재미있는 게시물을 찾아서 다른 곳으로 향하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사실 글을 쓴 사람도 진짜 똑똑한 인간인건지, 아니면 어디서 주워듣고 저러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즉, 내가 '와드'를 걸어놓은 정보도 '양질의 정보'가 아닌, '누군가의 뇌피셜'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커뮤니티에서 '좋은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물론 본인이 어떤 정보가 필요하며, 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커뮤니티는 '정보의 보고'다. 역사가 오래된 커뮤니티일수록, 그리고 그 커뮤니티가 아직도 건전하다면 개중에 양질의 정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엘도라도'가 아니다.

일단 그곳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도시가 여러분을 맞이할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은 일찌감찌 버리는 게 좋다. 그보다는 북적거리는 술집에서 누가 일부러 떨어뜨린 금화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더욱 어울린다.

술집

필자가 생각하기로 커뮤니티는 '술집'이다.

한쪽에선 싸움판이 벌어지고, 다른 한쪽에선 논쟁이 벌어지며, 어느 탁자에서는 술집 아가씨를 보고 히히덕거리고, 다른 탁자에서는 그저 미친 듯이 웃기에 여념없는 그런 질펀하고 눅진한 술집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취중진담을 할 수도 있고, 당신이 금화를 찾는 데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그 중에 몇 사람은 당신에게 시비를 걸 수도 있고 다짜고짜 주먹부터 날리는 무뢰한일 수도 있다.

이런 혼잡한 상황 속에서 굳이 술집 속으로 들어가 금화를 찾는 게 현명한 일일까? 그보다는 차라리 이곳 근방을 순찰하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금화를 찾아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여기서 말하는 경찰은 구글을 비롯한 '포털 사이트'다.)

참고로 필자는 국가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직무 클래스에 신청하여 직업 경험을 얻으려 노력 중이다. 직접 발로 뛰며 얻은 지식이 더 오래 남을 것 같아서.

3) 부정적인 생각, 불평불만이 줄어든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사이 커뮤니티에는 고도로 압축된 부정적 에너지가 팽배해있다. 남자, 여자 가릴 것 없고 젊은이, 늙은이 가릴 것 없이 서로 싸우기에 바쁘다. 그 속에는 그저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싸움을 유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령 '남자가 여자보다 열등한 이유' 따위의 글을 올린다던가, '늙은이들은 제발 은퇴하라' 같은 걸 올리는 식이다.

혹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굳이 인터넷에 올리는 바보들의 어록을 캡쳐하여 '이것 좀 보시오'하고 조리돌림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필자 역시 그런 글에 혹해서 한때는 많이 방황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모든 걸 싫어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그때부터 커뮤니티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본디 필자는 이 세상이 음과 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며, 음과 양은 대립을 이루지만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햇볕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이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이 없다면 인간은 말라죽는다.

이런 식으로 음과 양은 서로 섞이지는 못하되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요즘에는 아예 음을 없앤다던가, 양을 없앤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 세상을 하나의 색깔로만 칠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모두가 귀를 막고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즘 세상이 각박해진 게 주요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2차 대전 발흥했던 파시즘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자신의 처지가 비관적일 때 남 탓을 많이 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파시즘의 끝은 결국 파멸이듯, 극단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은 언젠가 자기 자신을 집어삼키게 된다.

그러니 모두가 부정적인 생각의 파도에 휩쓸려 갈 길을 잃어버릴 때, 여러분은 잠깐 한 발 물러서서 현 상황을 관찰하는 게 어떨까 제안해본다. 산이나 바다처럼, 가까이에선 잘 안 보이던 게 멀리선 잘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까. 필자의 경우, 지금은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다.

4) 집단사고를 방지한다.

커뮤니티는 말 그대로 커뮤니티다.

커뮤니티는 성별이 같고, 정치색이 같으며 연령대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어우러지는 만남의 광장이다. 필자의 경우 처음 본인과 맞는 커뮤니티를 찾았을 때는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동지들을 찾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진 말자. 커뮤니티에 쓸데없이 소속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면 '뉴스나 정부보다 우리 커뮤니티의 정보가 더욱 믿음직하다'와 같이 자신이 소속된 커뮤니티가 정의롭고 믿음직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인간은 똑똑하지만 군중은 멍청하다.'

인간이 모이면 언뜻 불가능해보이는 문제도 쉽게 풀 수 있지만, 때로는 유능한 정치가나 똑똑한 인재를 멋대로 추방해버리기도 한다.

그리스에는 도편 추방제가 있다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는 익명성이 강하고 본인의 의견을 더욱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기 때문에, 통일감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오프라인 모임보다 더욱 드세다. 

가령 커뮤니티의 주된 의견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면 '너 다른 커뮤니티에서 왔지?'라며 배척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자기네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점점 배척하고 몰아내면, 결국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만 남는다. 물론 그들도 닫힌 사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어서, 친목질을 반대한다던가 어느 한 사람을 찬양하면 안된다던가 하는 규칙을 마련해놓긴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확 그냥...

지금도 아마 몇몇 사람들은 본인의 비판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상황이 마무리되고 나면 진실이 드러난다) 웬 방구석 여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컷 두드려맞고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분위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남이 그렇다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만약 본인이 집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싶으면, 커뮤니티를 안 하는게 맞다.

필자의 경우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양 말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맹목적인 믿음 대신 '내가 생각한 게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든다. (커뮤니티를 안 하는 시간동안 인문학 유튜브를 많이 봤고, 물론 댓글은 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이전보다 더욱 생각이 부드러워졌다.

5) 야한 생각이 잘 안 난다 (남자 한정)

음-흉

이건 남자 한정인데,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야한 이미지, 사진만 보지 않아도 힘(?)을 비축할 수 있다.

필자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이제 여자 생각이 잘 안난다.

3. 마치며

지금까지 커뮤니티를 끊으면 무엇이 좋은지 알아봤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해 너무 안 좋은 얘기를 했는데, 사실은 개중에 좋은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계 때문에, 그 좋은 사람들이 가끔은 나쁜 말을 하기도 하고 나쁜 생각에 물들기도 한다.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도 악플을 쓰고 있는 한심한 사람도 한때는 착하고 예쁜 애기였다. 그런데 세상에 치이고, 이상한 놈들에게 치이고 살면, 제 아무리 착한 놈이라도 올바르게 살기 쉽지 않다. 모두가 좋은 옷을 입고, 모두가 좋은 부모님을 만나고, 모두가 잘생기고 예쁘면 얼마나 좋겠나.안타깝게도 세상이 그게 아니다. 결국 소외된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그들은 자연스레 외모도, 능력도 보지 않는 인터넷으로 숨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들을 배려할 필요는 없으며, 그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저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되고, 묵묵히 앞을 보고 나아가면 된다. 다만 필자는 사람도 사람이지만 그 환경 (커뮤니티) 자체도 문제기 때문에, 본인이 바뀌고 싶다면 그 환경에서 멀어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을 떨어본다.

아무쪼록 여러분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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