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슈 정보

남자 코 성형수술 후기 및 가격, 느낀 점 (본인 사진 없음, 수술 묘사 있음)

골방이야기꾼 2022. 8. 2. 18:51
반응형

남자 코 성형수술 후기 및 가격, 느낀 점 (본인 사진 없음, 수술 묘사 있음)

1. 계기

(우울한 이야기가 나오니 바로 2번으로 건너뛰어도 상관 X)

필자는 외모 콤플렉스가 심하다. 어느 정도로 못생겼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필자가 지금까지 쓴 글을 보면 알겠지만, 필자의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다. 그리고 인간은 엿 같은 순간을 겪고 나면, 그 흔적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는다.

탄지로오~

큰 인기를 끌었던 애니. '귀멸의 칼날'의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 역시 하도 힘들게 살아서 얼굴에 흉터가 심하게 났다. 필자 역시 어떤 면에서는 탄지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탄지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탄지로는 그나마 봐줄 만하게 생겼다는 거다.

만약 BC 10,000여년 경에 태어났으면, 필자 같은 스타일도 먹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문명 사회이고 그 사이 인간은 '진화'라는 걸 했다.

안타깝게도 필자의 얼굴은 그 진화 과정과 궤를 함께하지 못했다. 특히 필자는 코가 매우 낮다. 그래서 볼드모트라고 놀림받은 적이 많다. 그럴 때마다 부모를 많이 원망했다. 왜 날 이렇게 낳았을까, 하면서.

으쌰으쌰

그래도 군대를 갔다오고, 알바를 했다. 그렇게 돈을 좀 모았다. 그 돈으로 이빨 교정도 하고, 라섹 수술도 했다. 라섹은 순전히 본인의 돈으로 했고 이빨 교정은 부모님이 조금 보태주셨다. 그렇게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필자의 얼굴은 진화가 덜 된 상태.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하다가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

코가 문제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가 문제였다. 코 때문에 얼마나 놀림을 받았던가? 그 지난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하여 큰 맘먹고 부모님께 코 수술에 대해 말했다. 이에 부모님은 반문했다.

내가 괴물을 낳았나?

그 말에 상처를 받아 몇 년 간은 코 수술은 입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필자의 인생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다. 공기업 취업 실패로 인해 히키코모리가 되었고, 외모 콤플렉스 역시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결국 보다못한 부모님이 코 수술을 도와주었다. 이 지경이 되니 이번에는 본인들이 먼저 병원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좀 웃기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다.

2. 병원 찾기

1) 피해야 할 병원

필자는 적어도 3곳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코 수술 자체가 위험하다보니, 잘못하면 골로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사촌 누나의 추천으로 한 병원에 예약을 잡았지만, 여러분 곁에는 그런 누나가 없을 수 있다. 그래서 피해야 할 병원을 딱 하나 알려드리려고 한다.

종합 병원 같은 성형외과
유령의사

 

전문의 대신 이상한 사람이 들어와서 당신의 얼굴에 칼을 들이댈 수 있다.

종합병원은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당장 이런 사건이 어디서 주로 발생하는지 찾아보자. 요즘은 이런 부분이 공론화되어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한창 수술을 하려던 시기엔 '유령수술' 문제가 처음 제기되던 시기였다.

반면 의사 개인이 하는 병원은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서는 자유롭다. (대신에 그 의사가 수술을 못하는 경우라면... 답이 없다.) 그래서 당장 싸다고 아무데나 가지 말고! 경력이 오래된 의사를 직접 찾아, 적어도 3개 이상의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현명하다.

3. 수술 비용

비용은 약 250 ~ 300만원 정도.

코 중앙에 있는 '흰색, 파란색 선'이 비중격이다.

비중격(코뼈) 수술을 같이 하면 의료보험 처리가 가능해서 좀더 싸다. But 의사 선생님께서 '멀쩡한 비중격을 굳이 갈아서 뭐하게?'라고 하셔서 관뒀다. (참고로 일전에 방문했던 종합병원은 비중격을 갈아야 좋다고 했다)

4. 수술 과정 (약간 혐오스러울 수 있음)

수술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1. 수면 마취를 함.
  2. 콧대를 세우기 위해 실리콘을 넣음. (흔히 분필이라 함)
  3. 코 끝을 세우기 위해 귀 뒤의 연골을 약간 절개하여 코 끝에 얹음.
  4. 끝!

말은 쉬워보여도, 의사 선생님이 꽤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내 코가 원체 작아서, 수술 끝나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시더라.

출처: https://www.insight.co.kr/news/244177

필자 역시 두렵긴 매한가지. 내 코가 덤프트럭처럼 들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본다고 생각해보자. 그 모습에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런지 수술 끝까지 눈을 부릅떴던 기억이 난다. 아니, 그 전에 당장 내 코에 뭐가 들어오는 게 느껴지는데 잠이 오겠냐?

그래도 수술이 완전히 끝나자 마음이 홀가분했다. 무엇보다 내 코가 조금은 묵직해진 게 느껴져서, 그게 좋았다.

5. 수술 이후 (단기간)

그 후로 1주일 동안은 얼굴을 씻지 못했다. 코에 물이 들어가면 감염이 생길 수 있으니. 그럼 어떻게 씻냐고? 클렌징티슈로 코 주변을 슥슥 닦으면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너무 심하게 닦으면......)

코!

당연하지만 코에 자극이 가는 행위는 금지. 깨어있을 때에도 조심해야 하지만, 잘 때에도 똑바로 자야 한다. 실밥을 풀기까지의 그 기간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니 많이 답답하긴 하다.

여기에 플러스. 중간중간에 병원도 가야 한다. 비록 번거롭더라도 이게 다 감염 및 재수술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래도 귀찮은 건 어쩔 수 없지만.......)

6. 수술 이후 (장기간)

1주일이 지나고, 실밥을 풀었다. 1달이 넘어가자, 붓기가 빠졌다.

붓기가 빠지니, 생각보다 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여전히 코는 예전보다 멋있었다. 처음 실밥을 풀고 나서 얼마나 거울을 쳐다봤는지 모른다.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해서. 새로운 코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니, 장점 하나와 단점 하나가 눈에 보였다.

  • 장점은 '코 평수가 넓어졌다는 것'
  • 단점은 '코 모공이 커보인다는 것'

코 평수가 넓어져서 이전보다 숨쉬기가 편하다는 점은 확실히 장점이다. 그러나 코 모공도 함께 넓어지고 말았으니...... 코 수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여러분은 이 점을 고려하기 바란다.

7. 마치며

출처: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50413/70678397/3

이 모든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필자는 여전히 못생겼다. '원판불변의 법칙'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이전에는 너무 못생긴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조금만 못생겼다. (ㅋㅋㅋㅋ) 몇 년 동안 날 안보다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엄청 잘생겨졌다고 칭찬한다. (진짠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신의 판단.)

더욱이 코 수술을 하고 나니, 지금까지 날 괴롭혀왔던 문제 하나가 사라진 기분이다. 코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고 살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물론 내 몸에 칼을 대는 행위이기 때문에,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아무쪼록 더 이상 나처럼 불행한 원시인이 없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다. 질문은 언제나 환영이다.

반응형